[하이렉처]질문으로의 건축 / 최문규 교수

질문으로의 건축

장소 양재하이브랜드 3F 행림건축 대회의실

시간 2015.05.27(수) 4:00 - 6:00 PM



사람들은 질문을 가장한 강요를 자주한다.
진짜 질문(본질적 질문)을 건축적으로 할 수 없을까



좋은 질문의 가치

단순히 질문을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나는 건축을 하고 있고, 건축을 통해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려 하고 있다. 이 문제가 정확한지도 가치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지만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다양한 의견을 공유해보자는 것이다.

 

질문의 목적

빙산을 건축이라 말해보자. 눈이 오랜 시간을 지나 쌓여오면서 중력에 의해 아래쪽부터 단단하게 굳어졌던 것처럼 건축도 기존에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란 틀 안에서 단단해지며 굳어져 왔다. 그러나 빙하도 녹이면 물이다. 굳어짐을 질문을 통해 녹일 수 있어야 한다. 건축이 지금의 사무실, 학교, 병원 이전에 어떤 모습들이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면서, 물이 어렵다면 얼음까진 가보자라는 결심을 한다. 이런 것이 내가 하고 싶은 건축이 아닐까 싶다.

 


A good question is always greater than the most brilliant answer.

Louis Kahn (1901 - 1974)   


 

건축으로 질문하기

문을 디자인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문은 무엇인가? 달도 사람도 나뭇잎도 앞면과 뒷면이 다르게 생겼다. 여러분은 앞면 뒷면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집에 대한 질문

정형화된 아파트의 구조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자
1. 창문이 없는 중정 구조의 주택 설계(티비는 커지고 생활방식이 달라짐에 따라 아파트 구조도 변할 수 있다.)
2. 한남동(한강을 보는 면적을 넓히기 위해 지그재그 설계 / 옹벽과 집을 일체화한 디자인/ 원룸 구조)

 

건축은 공간인가

공간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이고 건축가는 실제로 공간을 설계하고 있는가? 건물을 평면만이 아닌 공간으로 설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한국에선 무엇이 가능한가

한국적이라는 것은 한국에서만 가능한 기술(로우테크)일지도 모른다. 한국에서 가능한 건축적 방법 유로폭, 플렛타일, 쉐이드 용접(헤이리), 벽면녹화(딸기가 좋아)

 

함께 쓰는 건축

쌈짓길에서 시작, 높은 층은 장사가 되지 않는 점을 극복
숭실대 학생회관 : 통로가 되어야 함(문이 수없이 많은 오픈 공간), 주변건물과의 공존(낮게 설계), 옥상정원, 발코니 등의 외부공간을 사람들에게 공유
Kist guest house : 커뮤니티룸과 방의 전면유리를 마주보게 하여 내가 커뮤니티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함께 사는 공간의 느낌을 줌
이태원 현대카드 : 부지의 1/2이상을 사용하여 강남과 한남동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창, 뷰 제공

 

건축은 홈이 파인 것 VS 매끄러운 것

건축은 홈이 파인 것과 매끄러운 것의 사이이다. 바둑은 홈이 파인 것이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놓을 장소가 정해져 있다. 여러분들의 건축도 그렇다. 항상 그렇게 뒀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하기가 힘들다. 그것을 위한 것이 질문이다. 우리가 매일매일의 루틴을 벗어나려면 룰을 깨는 것 (알까기),  약간의 장난기가 필요하다.

이러한 건폐율이 10%도 안 되는 독특한 건물들을 지으려면 굉장한 설득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만들 수 있도록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을 조금이라도 좋아지게 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그것이 내가 질문을 가지고 건축하는 이유이고, 그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이유이다.

 

Q. 현상일을 하다 보니 설득을 할 대상이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똑같은 건축을 하지만 누군가에게 설득을 할 수 없는 것이 저희의 입장입니다. 저희가 좋은 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조언을 주실 수 있을까요?  


 A. 건축주 앞에서는 건축주가 듣고 싶은 이야기(이익)를 하여 이야기를 해야 한다. 다만 그 안에 숨겨져 있는 것은 내가 하고 싶었던 작은 것들을 포함하면 된다. 모든 것을 바꿀 필요는 없다. 건축주가 원하는 것에 슬그머니 내가 원하는 것을 끼워 넣어라


 Q. 현상설계 라는 것이 공공건축이고, 한국에서 현상설계가 활성화된 15년 동안 이렇게 많은 설계가 나왔으면 한국은 이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핫한 곳이 되어있어야 하는데 대체 한국이 이룬 건축의 공공성이 어디까지 와있을까 하는 궁금함이 생깁니다.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 특히 공공건축에 대해서는 아직 눈앞에 큰 벽이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을 그냥 벽으로 치부하고 말기에는 스스로 너무 비겁해지는 것 같습니다. 공공성에 대해 교수님이 들어주신 이 예가 매우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 고민하시는, 추구하시는 공공성이란 부분을 간략하게 정의를 내려주세요.


 A. 10조를 들여 큰 땅에 공원을 만들어봐야 서울 시민의 10%밖에 가지 않습니다. 건축가들은 내가하는 프로젝트에서 한평, 두평을 모아 설계하여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역할이 있습니다. 공공성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거지요. 의자에 앉을 때 차갑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공공성이고, 나무를 조금 더 큰 것으로 심는 것이 공공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막상 공개용지를 설계하다 보면 힘든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심의할 때에 건축가한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건축가가 공개용지를 제대로 만들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 집 앞도 좋아지고 다 함께 좋아집니다. 건축주를 설득할 때에, 현대카드가 일년에 쓰는 광고비가 수백억일지 모르지만, 이게 가지고 있는 가치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좋은 효과가 있을지 모릅니다. 라고 이야기 한다면 머리가 좋으신 CEO들은 대부분 납득하십니다. 그렇게 되면 제대로 된 공공건축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항상 되는 것은 아니지만 될 때가 있더라. 나도 했으니 여러분도 계속적으로 해보세요.
혹시 압니까 세상이 이만큼 더 좋아질지. 그래서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지"